글 | 김현주 (동림자유발도르프학교 6학년 담임교사) · 2023년 여름 교사연수 나눔
6·7·8학년에 걸쳐 이어지는 광물지리학 수업의 긴 흐름을 2023년 여름 교사연수에서 나눈 기록입니다. 지리학은 한 과목이 아니라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동안 알아야 할 모든 것이 흘러들고 나가는 ‘지구학’이며, 12년간의 수업이 아이들에게 남기고자 하는 질문은 결국 하나입니다. “지구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이 물음에 닿기 위해, 1·2학년 때 선생님의 이야기로 자연을 사랑하게 된 아이들은 6학년에서 비로소 ‘움직이지도 않고 죽어 있다고 느꼈던’ 광물을 만납니다.
광물학 수업의 시작은 아이들이 직접 주워 온 돌들입니다. “돌은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히 있어”라며 운동장으로 나간 첫 시간, 매일 보던 돌을 아이들은 설레며 바라봤고, 한 아이는 일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오늘 나는 돌을 처음 보았다.” 화강암 위에 세워진 서울과 경주의 남산 불상,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현무암, 바다 동물들의 오랜 쌓임이 만들어낸 석회암 — 큰 덩어리에서 작은 요소로 오고 가는 수업의 리듬이 아이들의 ‘사고의 싹’을 틔웁니다. 6학년은 뼈와 수정체가 빠르게 자라며 입체와 명암이 달리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아이들은 3차원의 돌을 평면에 옮겨내는 어려움을 몸으로 겪으며 사고와 기억으로 나아갑니다.
교사는 단순한 개념 전달이 아니라 상상력과 이야기로 지구를 들려주어야 합니다. 이탈리아 폼페이, 일본 후지산, 한반도의 태백·영월·제주 성산 일출봉이 모두 아이들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인지학을 매일 읽기는 어렵지만, “내가 만나는 이 아이들은 왜 이 지구에 온 것일까”를 떠올리며 잠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명상이 된다고 김현주 선생님은 말합니다. 12년간의 지리학 수업의 끝에서 학생들은 ‘지구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감각을 안고 세상으로 나아가며, 그 길 위에서 교사는 자신의 삶으로 길어 올린 이야기와 지구를 향한 사랑을 아이들의 배움 아래 조용히 깔아둡니다.
본 글은 2023년도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기관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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