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신영주 (전 부산자유발도르프학교 담임교사)
신영주 선생님의 특강은 ‘마을’이라는 오래된 그림에서 출발합니다. 마을에는 집과 길, 음식 냄새와 사람 소리, 이장님과 규칙, 축제와 전통이 있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가 제시한 ‘사회삼원론’ — 문화의 자유, 규칙의 평등, 경제의 형제애 — 은 대단한 이론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이래 늘 있어 온 원리이며, 이제는 몇몇 지도자가 아닌 개별 구성원 각자에게 더 큰 책임과 역할이 주어지는 시대에 새롭게 읽히는 원칙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말해주듯, 아이는 가족뿐 아니라 전통과 문화, 또래와 이웃, 어른들의 온기 속에서 자라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독립하기까지 3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아이는 환경과 마을의 보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고, 학교는 가정을 대신해 돌봄과 배움을 맡아주는 ‘위탁기관’이자 또래가 연습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슈타이너가 꽃다발과 들꽃을 비교하며 “학교는 정돈된 꽃다발이 아니라 각기 개성을 가지고 함께 자라는 들판”이라고 말한 것처럼, 발도르프학교 역시 두루두루 섞여 살아가는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기존 사회 질서를 위해 사람은 무엇을 할 수 있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어떤 소질이 있으며 무엇이 개발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슈타이너의 말은 100년 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도전적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이렇게 ‘성장 중에 있는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본 글은 2023년도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기관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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