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놂과 예술, 그리고 작품|발도르프 교육에서 만나는 예술과 놀이의 본질

글 | 남상대 (문경 가은농장 대표) · 2023년 여름 연수 나눔

이 글은 2023년 여름 연수에서 남상대 선생님이 진행한 조소 수업의 나눔입니다. 김춘수의 시 <꽃>과 권정생의 《강아지똥》이 함께 인용되는 서두의 흐름 속에서, 선생님은 교육의 순간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의미 없던 흙덩이에 숨이 닿아 한 존재가 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을 교육하는 우리는 죽음과 태어남의 순간에 함께하는 산파이자 예술가라는 것입니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손안에 쏙 들어가는 구를 만들고, 그 덩어리 앞에서 “너는 무엇으로 되어지고 싶니?”를 끊임없이 묻는 일 — 이 질문이 수업의 핵심입니다. 로고스(Logos)가 아름다움을 품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그 아름다움을 잡아채는 것은 예술가의 몫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나태주의 시구처럼, 아름다움은 바로 지금 이 자리에 있으며,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눈과 귀를 기울이는 마음만이 그것을 알아봅니다.

동림자유발도르프학교 미술강사 송상민 선생님은 연수 후기에서 “진정한 놂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 앞에 서 있었다고 적습니다. 처음에는 흙덩이에게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는 것조차 어색했지만, 밀랍과 놀다 보니 그 질문이 자연스러워졌고, 질문을 따라가는 길에서 기쁨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 관찰과 거리두기가 리듬처럼 어우러지는 균형을 경험하며, ‘예술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뒤집혔습니다.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그 과정 안에 온전히 녹아 들어가면, 모든 순간이 예술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 예술과 잘 놀아봅시다.”


본 글은 2023년도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기관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2023년도 기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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