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현경 (부산발도르프학교 교사)
2021년 5월 1일,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이 출범했습니다. 2009년 교사연합회의 작은 모임에서 시작된 대화는 2015년 학부모들의 번역 공부모임으로 이어졌고, 2019년 학부모연합 출범과 2020년 학교연합준비위 구성을 거쳐 마침내 이 날, 정회원 13개 학교와 수습회원 2개 학교를 더한 열다섯 개 학교가 한자리에 마음을 모았습니다. ‘왜 학교연합이 필요한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놓치면 안 되는가’라는 질문이 준비 기간 내내 이어졌고, 학교들은 각자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방식을 오래 고민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자리에 모일 수는 없었지만, 각 학교는 자신의 자리에서 출범을 축하했습니다. 2주마다 ‘러브레터’가 학교들 사이를 오갔고, 전국의 학교 소개 글과 그림이 전시되었으며, 엽서와 합창, 합주가 공유되었습니다. 출범식 전날 밤 8시에는 열다섯 학교 1천여 명이 동시에 촛불을 밝혔고, 당일 오전 10시 30분에는 모두가 루돌프 슈타이너의 시 <평화의 춤>을 함께 암송하고 노래했습니다. 만나지 않고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그것이 출범식 날의 가장 생생한 경험이었습니다.
출범식장 입구에는 열다섯 학교의 로고가 나뭇가지에 내걸렸고, 벽에는 각 학교에서 그림과 자수, 양모솜으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만든 <세상을 바꾸는 배움,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펼침막이 한자리에 모여 붙여졌습니다. 미하엘 데부스 선생님이 보내온 축하 인사처럼, 이제 각 학교는 자신만을 위해 혼자 일하지 않고 하나의 문화 영역 안에서 ‘학교들의 협의체’를 이루어 갑니다.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의 출범은 완성된 모습이 아니라 함께 나아가겠다는 믿음의 시작이었고, 그 믿음이 앞으로의 발도르프 교육운동을 떠받치는 힘이 될 것입니다.
본 글은 2021년도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기관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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