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황광열, 이혜진 (부천자유발도르프학교 학부모)
2021년, 부천학교와 인천학교가 ‘부천자유발도르프학교’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공동체가 합쳐지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발도르프교육의 지속적인 실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오랜 시간 쌓아 온 신뢰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신뢰의 토대는 통합 이전에 이미 단단히 다져져 있었습니다. 안양·부천·인천의 세 작은 학교는 담임과정 8년을 꾸려가기도 벅찼던 시기에 교환 수업을 나누고, 연합 공연을 올렸으며, 방학이면 함께 오이리트미와 외발자전거를 배웠습니다. 2020년에는 안양학교를 중심으로 연합상급 과정이 출범했고, 인천학교 9학년이 그 첫 주자로 합류했습니다.
통합의 자리에서 학교 이름이나 위치는 줄다리기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학교들은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을 어떻게 배려할지, 통합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소외감과 박탈감을 어떻게 최소화할지를 함께 고민했습니다. 학교 이름이 바뀌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인천학교 아이들이 기존 담임선생님과 계속 함께할 수 있도록 배려되었고, 재정 일부를 떼어 통학버스를 운행하기로 합의했지만 해당 부모님들은 품앗이 카풀로 학교 재정 부담을 덜어 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의 저변에는 학부모들이 통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용히 설명과 대화를 이어간 선생님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과정을 뒤로하고, 이제 학교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구체적인 현실을 살아갑니다. 합쳤지만 여전히 작은 학교이며, 서로 다른 토론·운영 문화를 조율해 가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인천에서 발도르프교육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애써 온 김광선 선생님과 초대 운영위원장 이화연, 첫 8학년 마침까지 이끌어 주신 이유선 선생님, 그리고 통합 준비팀에서 묵묵히 실무를 맡아 준 학부모들에게 깊은 감사와 미안함을 함께 전합니다. 통합은 끝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지탱되어 온 학교가 다음 걸음을 내딛는 출발점입니다.
본 글은 2021년도 한국발도르프학교연합 기관지에 수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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